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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의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술 취한 파리와 맛이 간 돌고래 (오네 R. 파간 著, 박초월 譯, MID, 원제 : Drunk Flies and Stoned Dolphins: A Trip Through the World of Animal Intoxication )”입니다.


이 책은 향정신성 약물, 즉 마약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인간에 대한 영향이 아니라 동물이 그 주인공이지요. (물론 인간에 대한 영향이 안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동물과 향정신성 물질과의 상호 작용을 매우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동물이 알코올을 포함한 각종 향정신성 물질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선뜻 말하기 어려운 주제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동물이 어떻게 이러한 물질을 찾아 소비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반응하고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하지만 흥미 본위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들을 중심으로 설명함으로써 대중과학서로서 가져야할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동물이 의도적으로 향정신성 물질을 소비하는 방법을 다루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행동들이 개별 동물과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민도 충분히 다루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례와 과학적 연구로 밝혀진 사실들을 제시하면서 동물이 향정신성 물질을 ‘의도’를 가지고 소비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데, 이 책은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중요한 점은 동물의 인지 능력, 그리고 윤리적 질문들에 대한 독자들의 고민을 촉구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저자는 동물 중독 연구의 윤리적 측면을 논의할 때 개입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이나 안내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소 미흡하다 느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그 고민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은 결국 독자의 몫이기에 이러한 형태의 서술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꼽고 싶은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인터넷 밈 등을 활용하여 일반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후 과학적 지식들을 설명함으로써 쉽게 그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입니다. 또한 대화하는 듯한 문체를 통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소재를 쉬운 글쓰기를 통해 일반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이 책은 단순히 동물이 향정신성 물질을 소비하는 자극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그리고 인간 사회까지 확장하여 생각해보게 할 수 있는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책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술취한파리와맛이간돌고래  #오네R파간 #박초월 #MID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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